나의 시 세계

너를 품어 나를 비운다

이호은 2022. 6. 14. 09:59
728x90

 

 

 

 

 

너를 품어 나를 비운다

글 / 이호은



속세 중생의 
어지러운 욕심과 욕망을
미쳐 떨쳐내 버리지 못하여
가슴 비워줄
연꽃 같은
불국토를 찾아 나서는 방황자

철이면 철마다
날이면 날마다
떨쳐내지 못하는 어지러움
차곡차곡 쌓여 차고 넘칠 때마다
가슴 비워 줄 너를 찾는다

하늘이면 하늘
봉우리면 봉우리
구름이면 구름 타고 앉아
날아갈 듯 
떨어질 듯
갖가지 기기묘묘한 형상을 만들어 낸
이곳이 바로 내가 찾던
나 만의 불국토다

불국토를 찾는 날이
나에게는
속세의 어지러운 마음 비우고
가슴은 불같이 뜨거움으로 
가득 차는
바로 그날이야

마등령을 오르는 길
나는 숨이 멎을 듯 하지만
공룡능선
아홉 봉우리 수행자 고행길이
어지러운 마음을 걷어내어
연꽃 속
부처가 돼 가는 과정이다

마등령에 올라서
공룡능선 
천불동 천불 나한을 돌고 돌아
세상 속으로 다시 내려오면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져서
마음은 날아갈 듯
이미 부처다



- 2022. 6. 10 -
설악 공룡능선 종주길에서

728x90

'나의 시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초꽃  (0) 2022.07.26
북한산 청담골  (0) 2022.07.26
진달래꽃 - 산을 주제로한 시집소개!  (0) 2022.04.17
봄의 왈츠  (0) 2022.03.28
님 오시는 날  (0) 202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