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1180

설악이여

설악이여 글 / 이호은 설악의 깊은 밤 어둠이 등을 더듬고 쓰다듬어 쿵 쿵 쿵 설악을 깨우는 등산화 발소리 그 어둠 속으로 나를 끌어들인다 비선대 차가운 물소리 마등령을 오르는 죽음의 돌계단 여기가 어디쯤일까 지난날을 소환해 본다 돌계단 지나 철계단 천상의 하늘문으로 오르는 의식인가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니 이제야 하늘문이 열린다 아~ 불가의 깨달음이 이런 것일까 고행의 과정을 넘어서야 깨달음을 얻는다고 이 설악의 풍광을 맞으려 그 힘든 고행의 길을 나섰나 보다 마등령을 넘어 백두대간 공룡의 등 갈기 되어 설악을 호령하는 저 봉우리 봉우리들 나한봉 큰새봉 1275봉 신선봉을 오롯이 나의 두 발로 넘으며 그 벅찬 감동을 나의 두 눈에 뜨거운 가슴에다 담는다 동해의 푸른 물이여 백두대간 등줄기 설악이여..

나의 시 세계 2023.08.04

설악 그 그리움을 품다

곡백운에서 설악 그 그리움을 품다 글 / 이호은 가슴에 품은 그리움이 무엇이기에 그 어둠을 뚫고 달려와 어스름한 달빛 속 그림자 되어 숨어드는가 가슴 한편엔 설렘 다른 한쪽에는 두려움으로 그리움의 늪에 빠져 몇 날 며칠 허우적거리며 상사병을 앓다 그리움 속으로 스며드는 나는 검은 그림자 지난날에 진경산수를 꿈꾸다 찾은 설악의 곡백운은 이제 진한 그리움이 되어 설악이라는 상사병을 앓다 배낭 꾸려 달려왔다 몽유도원 설악의 곡백운에 들으니 그 병은 씻은 듯 사라졌으나 상사병이 다시 도지는 날 내 언제까지 이곳 설악의 곡백운을 다시 찾아올 수 있으려나 하늘은 열리고 이 어둠이 사라지듯 거추장스러이 내 몸에 두르고 있던 허물을 여기 해탈의 선계 무릉도원 백운폭포 아래에다 다 벗어놓고 가리라 - 2023. 6. 2..

나의 시 세계 2023.07.03

순정을 바치다

순정을 바치다 글 / 이호은 꼭꼭 숨겨두었던 사랑 이제야 깊숙한 곳에서 꺼내어 내 앞에 흩뿌려놓으셨나요 아직은 서툴기만 사랑을 쉬이 전하지 못하다 얼굴만 붉히네요 사랑에 가시만 있나요 짙은 오월의 향기로 찔리지 않는 나의 사랑을 훔칩니다 꼭꼭 숨겨두었던 님의 깊숙한 곳 아련한 사랑을 꺼내어 그 붉은 입술에 내 순정을 바칩니다 - 2023. 5. 24 - 불타는 장미넝쿨을 바라보며

나의 시 세계 2023.05.24

북한산에 참모습을 보시려거든

북한산 백운대 설경 북한산 백운대 가을단풍 북한산 백운대 꽁꽁얼어버린 북한산 백운대 북한산에 참모습을 보시려거든 글/ 이호은 산을 좋아한다 북한산에 오르는 이여 백운대를 올랐다 하여 북한산 갔다 왔다 말하지 말라 그대가 오르는 백운대를 올랐다 하여 북한산을 보았다고도 말하지도 말라 북한산 봉우리 봉우리마다 돌고 도는 12 성문도 다 돌아보지 않고 북한산을 다녀왔다 말하지 말라 설령 12 성문을 돌고 돌았다 하여 또 북한산을 다 보았다고도 말하지 말라 사계절 변하는 북한산의 속 모습을 보지도 않고서 북한산을 어찌 안다고 말하랴 진짜 북한산에 참모습을 보시려거든 산을 사랑하는 마음 자연 앞에 겸손한 마음을 갖고 북한산에 오시라/ ㅡ 산같이 살라하네 시집중에서 ㅡ

나의 시 세계 2023.05.22

아카시아꽃

아카시아꽃 글 / 이호은 5월의 향기로 옛 고향집 동구밖 언덕베기에 한그루 키가 큰 아카시아꽃 나무가 생각난다 팍팍한 우리네 삶 속에서 주렁주렁 운구술 가득 매달아 5월의 향기를 내뿜으며 그렇게 봄을 알렸지 그 은구술을 한송이 따서 입에 물면 달콤함에 저절로 또 손이갔었지 그 시절에 아카시아꽃은 자연이 주는 사랑이었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희망이었다 - 2023. 5. 12 -

나의 시 세계 2023.05.12

밤바다

2023.5.11 05 :20 밤바다 글 / 이호은 세상을 살며 울고 싶은 때가 왜 없으랴 말 못 하는 가슴 드러내고 싶지 않아 어둠 속에서 숨죽여 울고 싶은 때가 왜 없으랴 오늘 이 밤이 바로 그날밤인가 보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바다 철썩 철썩 가슴을 치며 파도가 서럽게 운다 무슨 사연이 그리 많은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동해의 밤바다 파도가 가슴을 치며 밤새도록 서럽게 운다 아침을 맞아 오늘도 붉은 태양은 떠오른다 울음 그친 바다는 또 말이 없고 바다는 지난밤 어둠 속에다 울음을 삭히고 그렇게 다시 하루를 살아가나 보다 파랗다 못해 시커멓게 가슴이 멍 들은 채로.... - 2023. 5.11 - 속초의 밤바다에서

나의 시 세계 2023.05.11

삼강주막

회룡포 안내도 회화나무와 옛 삼강주막 삼강과 황포돛배 삼강주막 글 / 이호은 회룡포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은 삼강에서 만나 하나로 흐르는데 낙동강 마지막 삼강주막에 주모는 어디 가고 나그네 발길 끊겨 적막하다 이 시대의 현대판 삼강주막은 있으나 푸근하고 넉넉한 주모 인심 보이질 않고 얄팍한 상술만이 남아 나그네 발길 돌리게 하는구나 회룡포 삼강의 빼어난 절경도 옛 그대로요 오백 년 회화나무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데 낙동강가에 삼강주막 넉넉한 주모 인심만 없어라 - 2023. 4. 21 - 회룡포 삼강주막에서

나의 시 세계 202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