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소나무야

이호은 2013. 7. 2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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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야

 

글/이호은

 

 

 

천년바위에 저 소나무

어쩌다, 차디찬 화강암을 품어안았나

그 모진풍상을

오롯이 나이테에 담아내랴

키마져 크지 못하였구나

 

독야청청 푸른솔로

긴긴세월 목 길게 빼고

님 오시길 기다리나

님은 아니오시고

 

한겨울

비바람 눈보라에

이글거리는

한여름 뙤약볕으로

청청하던 그 모습 잃지나 않을까

 

가슴이 뜨거운 님을 만나

단 하루라도

님의 품에 안겨 봤으면

내일은 없다해도

눈물도

푸르름도 잃지 않으련만

 

가슴이 따뜻한 님은

오시지 않고

지나는 객 만이

잠시잠깐 눈길 주고서

이내 발길 돌린다

 

소나무야!

천년바위 모진풍상도

모두다 너의 운명인가 하니

앞으로도,

천년세월 굳굳하게

그 푸르름만 잃지 마라

 

 

 

-2013.7.20-

북한산 의상능선에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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