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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꽃 - 밤에 피는 사랑
글 / 이호은
달빛 젖어드는
산자락 아래 자귀나무
노을빛 바람 물결을 따라
연정의 사랑에 꽃잎을 연다
낮에는
감춰두었던 사랑에
밤이면 너를 품는다
잎과 꽃,
서로를 끌어안고
진한 사랑의 향기를 흘린다
그 이름 야합화라
사랑도 밤에만 이루어지는 걸까
말 못 한 말들이
풀잎 사이로 깊게 스민다
별 하나씩
내려앉는 숲 가장자리
나는 그 꽃 앞에 머물러
닿을 수 없는 사랑을
너라는 이름으로 대신 피운다
새벽이 오면 잊은 듯,
사랑으로 열었던 꽃잎도 접겠지
사랑이란 원래
밤에만 피어나는 것인지도 몰라
- 2025. 6. 18 -
자귀나무 아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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