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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만난 장수풍뎅이

숲에서 만난 장수풍뎅이 / 이호은국사봉 산길에서뜻밖의 손님을 만났다.짙은 갈색 몸집에머리 위로 커다란 뿔을 세우고용맹한 장수처럼길을 막아선 녀석.어릴 적흔하게 만나던 장수풍뎅이였는데어느새 숲에서도만나기 어려운 녀석이 되어더욱 반가웠다.힘겨운 걸음으로산길을 기어가는 모습을 보며사진 몇 장 남기고조심스레 소나무에 올려주었다.잠시 멈춰 있던 녀석이소나무 껍질을 단단히 붙잡더니천천히아주 천천히나무 위로 올라간다.돌아갈 곳을 알고 있는 듯제 갈 길을 찾아가는 작은 생명.한참을 바라보다나도 가던 산길을 다시 걷는다.산을 오른다는 것은정상만을 바라보는 일이 아니라길가의 꽃 한 송이풀 한 포기숲의 나무 한 그루그리고 우연히 마주친작은 생명 하나까지마음에 담고함께 걸어가는 일이 아닐까.오늘 국사봉에서장수풍뎅이 한 마리가..

나의 시 세계 2026.08.23

생명의 자리

생명의 자리 / 산꾼시인 이호은산길을 걷다소나무 한 그루에서걸음을 멈추었다.잠자리는제 몸보다 작은 생명 하나를두 다리로 움켜쥐고조용히 나무에 앉아 있다.먹히는 것과먹는 것,살기 위해누군가는 죽어야 하는자연의 오래된 질서.아름답기만 하던 산이그 순간생명의 냉엄한 얼굴을 보여준다.누가 옳고누가 그른가.살고자 하는 마음 앞에서는모두가자기 생의 주인일 뿐이다.나는 한참을 바라보다다시 산길을 걷는다.오늘도 산은말없이 가르쳐준다.생명이란서로의 자리를 내어주며또 하나의 생명을이어가는 것이라고...- 2026.8.15 -대야산에서 만난 자연의 질서

나의 시 세계 2026.08.18

대야산을 오르다

대야산을 오르다 / 산꾼시인 이호은월영대를 지나피어골을 오르는한 걸음또 한 걸음오늘은젖은 산길을 따라대야산 정상에 올랐다.산은 운무 속에 잠겨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지만보이지 않는 정상에서조용히 산의 숨결을 듣는다.희미한 능선도구름에 가린 봉우리도오늘은보이지 않아도 좋다.하산길갈라진 거대한 바위 사이로하늘 한 조각이 보이고천 년을 버틴 바위 곁에서나는 잠시내 삶을 돌아본다.밀재를 넘어계곡으로 내려오는 길,빗방울 하나가나뭇잎을 깨우고또 하나의 빗방울이계곡을 깨운다.졸졸 흐르는 물소리와숲을 두드리는 빗소리,오늘 대야산은말 대신 소리로산의 이야기를 건넨다.오늘 나는대야산을 오른 것이 아니라산 하나를가슴에 품고 돌아온다.- 2026. 8. 15 - 대야산에서

나의 시 세계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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