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 엽 / 산꾼시인 이호은나도 한때는파릇파릇 돋아나는여린 새순이었다봄날에는가지마다 연록의 잎으로 햇살을 머금고사람들의 눈길을 받으며푸른 꿈을 키웠고,여름날에는거센 비바람을 버티며나무와 한 몸이 되어그늘을 드리우고푸른 세상을 만들었다이제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나무에서 떨어져 나와바람 따라 이리저리 나뒹구는쓸쓸한 낙엽이지만,누가 나를쓸모없이 버려진 잎이라 말하는가푸르렀던 날들의 수고와뜨거웠던 계절의 흔적이 한 생을 다해 살아온나만의 이야기가 남아 있거늘언젠가 내 몸이 흙으로 돌아가면새로운 생명을 키우는 거름이 되어또 다른 봄을 준비하리니,떨어진다고 끝이 아니고늙어간다고 쓸모없는 것도 아니다괜찮다, 참 잘 살아왔다이제는 내려놓아도 좋아우리의 마지막 계절붉게 물들이고 갈 수 있으니충분히 아름다울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