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자연도 다르지 않다

이호은 2021. 9. 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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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다르지 않다

글 / 이호은



이제야
머리를 숙일 줄 아는구나
세상에 진 빚에 대한 인사일까
벼가 고개를 숙인다

어려서는 몰랐지
땀에 대한 고마움도
세상에 대해 빚을 지고 있음에
고개도 숙일 줄 모르고
하늘 향해 머리를 빳빳이 들 줄만 알았지

나이 먹어보니
이제야 알겠다
내가 잘나서 이 만큼 크지 않고
세상에 빚을 지고
더불어 내가 클 수 있었다고

네 스스로 큰 게 아니란다
물도
빛도
영양분도
모두 세상으로부터 받은 빚이요
키워주신 농부의
소중한 땀방울이 있었단다



- 2021. 9. 7 -
저녁 운동중에 들녘의 고개 숙인 벼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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