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나의 마지막 공룡길을 위한 염원의 기도

이호은 2025. 7. 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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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지막 공룡길을 위한 염원의 기도

글 / 이호은



아 ~ 설악이여
내 피 끓는 뜨거운 가슴을
그대 능선 위에 올려놓은 지 오래

일곱 번을 오르내리며
공룡의 등줄기 걷고 또 걸었네
그때마다
나의 삶은 깎이고 다듬어져
새벽의 산처럼 맑아졌다

그러나 그 길을
내 두 다리가 아닌
이제
가슴으로 먼저 오릅니다

심장은 여전히 뜨겁고
비선대 물소리를 따라
마등령 철계단을 오르나
이제 더는
몸이 그 험한 돌계단을 허락하지 않네

쿵, 쿵, 쿵
등산화 발자국소리
여전히
설악의 어둠을 깨우나
나는 그 길 위에
마음부터 먼저 내려놓는다

설악이여
한 번만 더
나를 품어다오
내 마지막 고행이 되더라도
저 나한봉, 1275봉, 신선봉,
그 이름 앞에
다시 우뚝 서고 싶소

동해의 푸른 파도여
백두대간의 거친 숨결이여
내 안의 불꽃 꺼지기 전에
그대 품에서
봉우리 봉우리마다
마지막 감동의 눈물을 쏟아내고 싶소

설악이여
간절한 이 기도를 들으시어
나의 마지막 공룡길
허락하소서...



- 2025.7.11 -
설악으로 향하는 마음 눈물 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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