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월 세 월 글 / 이호은 세월이 가면서 묻는다 올 한해 무엇을 남겼느냐고 무엇을 남겼는지 시간의 호주머니 뒤집어서 탈탈 털어 보니 먼지만 날린다 남긴 건 이마에 주름하나 더 머리숱 뭉청 뭉청 빠져 휑해져버린 정수리에다 총 맞어 뻥 뚫린 가슴에 구멍하나 강물처럼 흘러 가는게 세월이라지만 뻥 뚫린 가슴을 무엇으로 막아야 하나 오늘도 저녁노을은 아름답기만 한데 - 2016. 12. 15 - 나의 시 세계 2016.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