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달팽이
글 / 이호은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새벽 5시
살며시 방을 빠져 나온다
식구들 깰세라
씻을때도 방문 다 닫아놓고
우유한잔으로 아침을 때우고
다녀온단 말 한마디 못한채
달팽이집을 나선다
그 시간
출근길 버스안에는
벌써 나 아닌 또 다른 달팽이
여럿 앉아 졸고 있다
새벽별 보고 나와
삶의 전쟁터에서
하루종일 치열한 전투를 치르고
다시, 어둠속 별을 보고서
달팽이 둥지로 들어간다
가도
가도
끝 없는 달팽이의 길
달팽이 삶이다
-2012.11.30-
새벽 출근길에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