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담그기
글/이호은
사랑하는 님들 다 떠나시어
세월은 역사가 되고
세상은 변하였어도
변하지 않는 것 하나
바로, 우리 입맛을 지켜주는 김장김치여
살찌는 것 무서워
난 먹는 것 조차 조심하건 만
가을내 김장배추 통통하게 살 찌워 놓으니
사랑받는구나
쫙쫙째겨 4등분 소금 팍팍 뿌려놓고
밤새 푹 절여 간 베게 해 놓아
아침부터 동네잔치 벌이네
무채썰고 쪽파에 갓 썰어넣고
젖갈에 생새우 고추가루 듬뿍넣어
쓱싹 버물여서
우선, 배추속에 한쌈싸서 입에 넣고 본다
절임 배추속에
버물여 놓은 김치 속 쓱쓱 문질러 칠하니
쌓여가는 김장김치 만큼
붉게 번져가는 배추속처럼
동네 아낙들 입담으로
웃음소리도 번져간다
변함없는 입맛
맛 있게 담근 김장김치덕에
올 겨울 밥상이
입맛을 돋구겠구나
-201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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