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산과 여행

대청봉에 강풍을 제대로 맛보다 (2017. 1. 13 )

이호은 2017. 1. 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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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에 강풍을 제대로 맛보다

 

 

 

누가 설악에 왜 가냐 묻는다면 / 이호은

 

 

나는

설악으로 달려간다

누가 왜 설악에 가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리라

 

내 가슴을

뛰게 만들었고 설레이게 하는것이

그곳에 있기에

난 설악으로 간다고

 

그 답을 찾았다

 

설악으로 왜 가냐 묻는 말에

나는 답을 찾았다

 

칼바람 맞으며 오른 대청봉

눈 덮힌 설악의 봉우리

하늘과 맞 닿은 저 마등령이며

공룡능선

화채능선

천불동의 만봉우리

 

아 ~

설악은 역시

내 가슴을 뛰게 만들고

설레이게 하는데

어느것 하나 모자람도 없다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이래서,

나는 설악을 찾는다고

 

내일이면 나는

또 다른 나 만에 설악을 찾아서

떠나리라

 

 

 

 

겨울설악이 나를 온전히 받아주지 않나보다

지난년말에는 폭설로 나를 거부하더니

오늘은 또 한파에다 강풍으로 나를 매몰차게 거부하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오색등산로에 내리니

오색탐방안내소 공단직원이 강풍으로 입산이

금지되었다고 돌아가라 한다

 

그러나 설악까지 와서 되돌아갈수야 없지 않은가

지난번에도 휴가까지 맡아 알정을 잡았으나

오지못하였고 오늘도 역시 하루휴가를 내서

어렵게 설악까지 왔는데 되돌아 간다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오전 8시30분 동서울터미널에서 설악의 오색으로 

출발하는 버스에는 승객이 단 5명 뿐이다

그러나 그중에 4명이 나 처럼 산이좋아 무작정 설악으로 달려온 산꾼들...

 

나중에 알게 됐지만 3명 모두 우연히 대전에서 서울을 거쳐서

설악까지 달려 왔으니 산에 대한 열정은 알만하지 않은가

그러니 어떻게 등산로 입구까지 와서 되돌아 갈수 있겠는가

 

 

동서울터미널에서 속초행 버스에는 손님이 5명뿐이나

그중 4명이 오색등산로에서 내리는 손님이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

 

 

 

원래 계획은 오색에서 내려서 근처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대청봉으로 오르려 했으나

버스안에서 일행이 오늘 또 입산금지라는

소식을 전하기에 계획을 바꾸어 다같이 오색등산로에 내려서

함께 행동하기로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역시 탐방안내소 공단직원이 입산금지를 알린다

 

 

 

 

설악까지 왔다가 입구에서 되돌아갈수야 없지 않은가!

삼국지의 도원결의라도 하듯 우리는 어떻게든 대청봉을 오른다는 결의로

입산통제를 정면돌파 하기로 하고 일단 오색쪽으로 내려가다 계곡으로 들어서서

계곡을 타고 다시올라 오색등산로옆 계곡의 다리를 통과해 계곡을 오르다가

다시 등산로로 오를계획을 짜고 계곡트레킹을 감행한다

 

 

이 지점에서 등산로로 올라서다

 

 

 

 

 

 

 

 

 

 

 

 

 

 

 

 

 

 

 

오색1 쉼터에서

 

 

 

 

 

 

 

 

한계령에서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이 조망된다

 

 

 

 

 

 

 

 

 

 

 

 

 

 

 

 

 

 

 

 

 

 

 

 

 

 

 

쓰러진 고목에 뿌리가 바람막이가 되어주네

 

 

 

 

 

 

 

 

 

 

 

 

 

끝 없는 깔딱계단

 

 

 

 

 

 

 

 

 

 

 

 

와아 ~ 하늘색이 넘 이쁘지 않은가!

 

정말 하늘에 호수가 있네

 

 

 

 

호   수 / 이호은

 

 

 

이 높은곳에 올라와

물이 있는지 몰랐네

호수가 있는지 몰랐어

 

호수에

빨대를 꼽기만 하면

푸른물 주르르

쏟아낼 것만  같으니

 

밤새 누군가

호수에 빨대를 꼽아

물을 뿌려놓았나

온 세상이 하얗게

꽃을 피웠다

 

이곳에

오르지 않았다면

하늘에 호수가 있는지

몰랐으리라

 

하늘에 호수는

이렇게

넓은 지도 몰랐으리라

 

이 호수를

집으로 갖어가고 싶다

내가 사는곳엔

이처럼 파란 호수가 없다 

넓은 호수도 없다

 

 

 

 

 

 

 

 

 

 

 

드디어 산봉우리들이 내려다 보이네...

 

 

 

 

 

 

 

아 ~ 이것이 바로 대청봉에 강풍인가!

 

이래서 입산통제를 했나보다.

대청봉 정상석에 온전히 서있을수가 없구나

사람도 휘청이게 해서 서있을수가 없고

사진조차 찍을수 없네

 

장갑을 끼고도 손이 남에 살 같고 아리니

장갑조차 벗을수 없어 인증샷 조차

일행에게 부탁하기 미안해 바위에다 카메라를 올려놓고

쎌카를 찍으려니 아뿔사 카메라가 바람에 굴러가네...

카메라가 바람에 굴러가는 건 처음 본다

 

 

 

 

할수없이 미안한 마음이지만 인증샷은 남겨야겠기에

사진한장을 부탁해본다.

 

강풍에 제대로 서있을수 조차 없어

몸을 정상석에 기대어 끓어안다 시피 해서 찍는다

 

 

 

 

앞서 대청봉을 700미터 남겨놓고 우리 앞에서 올랐던 다른팀 일행들이

서둘러 하산을 하며 중청대피소를 예약해 놓은것이 입산금지로

공단에서 일괄 취소하여 대피소로 갔다가 쫒아내서

다시 오색으로 하산중이라며 우리일행에게 대피소에 아무리

사정을 해도 안통한다고 해가있을때 조금이라도 더 빨리 하산하란다.

 

겨우 대청봉 정상에 정상석 인증사진을 남기고

할수없이 다시 오색으로 하산 발걸음을 제촉한다

 

 

월래 산행계획은 오색에서 대청봉을 찍고 중청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낸후 소청을 거쳐 공룡능선이나 천불동을 거쳐

설악동으로 하산을 하려했으나 계획이 틀어졌다.

 

그래도 서울로 되돌아가지 않고 대청봉에 올라

인증샷을 남겼으니 그나마 다행아닌가!

오색으로 하산길을 하니 서쪽하늘이 붉게 물들어 간다.

 

 

 

 하산길이 바쁘나 설악의 품속으로 잠드는 태양이

아름다와 낙조를 카메라에 담아본다

대청봉에서 겨우 1.5키로 정도 내려왔으나 

설악에는 이미 어둠이 내려앉는다

 

 

 

 

 

 

 

 

 

 

 

 

 

 

 

 

 

 

 

 

 

 

 

 

 

 

 

 

 

 

랜턴불에 의지해 도원결의에 찬 일행4명이

드디어 오색등산로에 무사히 하산을 완료해서

동서울에서 출발한 속초행 시외버스를 타고

속초터미널로 이동... 

 

 

 

 

 

속초터미널에서 때늦은 저녁식사를 하려고 식당마다 물어보니

시간이 늦어 식당영업이 끝났단다.

에고...오늘하루 제대로 된 식사한번 못했는데 어쩌란 말인가!

그래도 베낭엔 준비해간 먹을거리가 있지않은가...

일행은 먹지도 못하고 피곤하기에 다들 속초에

하루밤을 묵고 아침에 각자 귀가하기로 하고

터미널옆에 모텔방을 잡아 불법이지만 방에서 취사를 하기로 한다

졸지에 모텔이 중청대피소가 되어버렸으니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추억에 한페이지를 장식하네!

 

 

대전에서 올라와 산이 좋다는 이유하나 만으로 뜻을 같이한 동지들... 

 

 

 

돼지고기 두루치기...

 

 

 

떡라면도..ㅎ

 

 

 

오늘 비록 설악을 온전히 느끼기에는 부족하겠지만

그러나 이래서 설악에 온다는 물음에 답이 되기에는

충분한 하루였다고 생각한다.

 

멀리 대전에서 올라와 하루를 온전히 함께한 세분의 동지들...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오로지 산이좋다는 이유하나로 뭉쳐서

설악을 온몸으로 느낀 행복한 시간였답니다.

 

시간나실때 북한산에 오시면 제가 제대로 한번 모실것을 약속드립니다! 

무사히 귀가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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