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이호은 2018. 6. 1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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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호은

 

 

 

 

 

초가삼간이 쓰러진다

 

 

태풍이 몰고 온 바람

허술하게 지어진

초가삼간을 탓하랴

초가삼간 무너뜨리게 한

바람을 탓하랴

 

 

그 옆집인

기와집에 양옥집도

태풍이 몰고 온 바람에

쓰러질까

아예 집을 버린다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바람이 무서운가

너도

나도

울다가

스스로 집을 버린다

 

 

바람이 웃는다

집을 버리는 모습에

바람은 웃는다

애초 초가삼간만

쓰러뜨리려 한 바람은

이제 빌딩까지도 삼킨다

 

 

바람은

자신감에 웃는데

누구를 탓하랴

바람을 탓해야 하나

허술하게 지어진 집을

탓해야 하나

아니면 무너지는 집을 지은

집 지은 자

탓을 해야 하나

 

 

 

 

 

- 2018. 6.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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