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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글 / 이호은
초가삼간이 쓰러진다
태풍이 몰고 온 바람
허술하게 지어진
초가삼간을 탓하랴
초가삼간 무너뜨리게 한
바람을 탓하랴
그 옆집인
기와집에 양옥집도
태풍이 몰고 온 바람에
쓰러질까
아예 집을 버린다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바람이 무서운가
너도
나도
울다가
스스로 집을 버린다
바람이 웃는다
집을 버리는 모습에
바람은 웃는다
애초 초가삼간만
쓰러뜨리려 한 바람은
이제 빌딩까지도 삼킨다
바람은
자신감에 웃는데
누구를 탓하랴
바람을 탓해야 하나
허술하게 지어진 집을
탓해야 하나
아니면 무너지는 집을 지은
집 지은 자
탓을 해야 하나
- 2018. 6.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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