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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문재 지변이라
글 / 이호은
오호~
문재 지변(文災地變)이라
나라의 임금이 덕이 없어
이 조선 팔도강산 만백성들이
헐벗고 굶주리게 생겼도다
조정에 충신은 없고
간신배만 득실거려
나라의 앞날은 나 몰라라
곳간문 활짝 열어
백성의 표만 얻으려 퍼주자 하니
조세와 공납은 나날이 늘어
그 고통이 날로 심하여지는구나
백성은
임금과 주변 간신들을 원망하는데
이 와중에도
혹세무민 하는 자들은
저잣거리를 휘젓고 다니며
문비어천가 와
태평성대를 부르고 있으니
이 자들이 바로
북방 오랑캐라는 소문이라
민심은 흉흉해지고
백성의 고통은 날로 늘어가는구나
때마침,
청에서 역병이 창궐하여
조선에 옮겨 만백성이 죽어나가자
팔도의 유생과 의관들은
국경을 막아야 한다고
상소를 줄줄이 올렸으나
문산 군과 그 신하들은
시황제 청과 오랑캐를 가까이하려
백성이 모두 죽는다 하여도
사대의 예는 지켜져야 한다며,
제생원의 구휼 물자로 조공을 바치고
머리를 땅에 조아리네
조정의 대소 신료들 중
그나마 바른말하던 충신은
직언을 한다는 이유로,
또 문산 군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소 신료 자리에서도
잘려나가니
눈과 입 귀가 모두 닫혀서
자못 이 나라 앞날이 깜깜하구나
- 2020. 3.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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