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산과 여행

한여름 설악 공룡을 가다( 2023.8.1(화))

이호은 2023. 8. 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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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설악산의 정규탐방로라고
이름 붙여진 코스는 다 밟아보았다.
그리고 설악산 공룡능선...
공룡능선 만 이번이 6번째로
오늘 또 그 길을 간다!

작년에도 그 이전에도
매번 같은 같은 생각을 갖고
공룡을 갔었다.
공룡능선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다시는 안간다고....

그러나 올해도 나는
그 힘든 고행길을 나서고 있다.
그것도,
한여름 최고로 더울때에....

설악은
그것도 공룡능선이
산꾼들을 공룡으로 불러들이고  
끌어들이는 마력은 무엇일까!
오늘도 그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이끌려 어둠을 뚫고
여기, 설악의 문으로 들어선다.
 
 
 
- 신선대에서 동영상 - 
 

 


□ 일    시 : 설악 공룡능선 산행(2023.8.1(화)) 
□ 코    스 : 설악동 - 비선대- 마등령 - 나한봉 - 1275봉 - 신선대 
                - 희운각대피소 - 무너미고개 - 천불동계곡 - 천당폭포                                             
                - 양폭산장 - 비선대 - 설악동 소공원 (약 20.7 킬로 미터) 
□ 산행시간 : 02:00~17:40( 15시간40분 )

 



설악산 주요 탐방로 코스

 
 

 
 

 
 

설악 공룡능선을 넘으며 / 이호은


비선대 지나
마등령 오르는 바윗길
해드 랜턴 불빛 소나무 가지 사이로
어스름한 달빛이
내게 묻는다

마등령은 2.7킬로
희운각 7.8킬로
대청봉이 10.3킬로
어디로 가려하느냐
무엇을 보려 하느냐

하늘로 칫솟은 공룡 능
봉우리
봉우리
아홉 봉우리 넘어
공룡 등 갈기 헤쳐가며
나만의 별을 찾아간다네

지금 눈에 보이는
설악에 핀
수많은 별들
저 별들은
내가 찾으려는 별이 아니라

내 뜨거운 열정
오롯이 아홉 봉우리에 담아 넘으며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 이겨내어
자아를 찾아가는 그곳
내가 찾는
바로 나의 별이라오


- 설악 공룡능선에서 -
 

 
 
밤 11시 고양시 집을 출발하여
새벽1시 45분 설악동으로 들어서자
무지개 가로등이 설악 공룡산행을 반깁니다
 

 

 
설악산 국립공원 입장료는 폐지되었으나
주차비는 오히려 인상되서 만원을 받는다.
폐지된 입장료를 주차비에다 얹어서 받는건가.....


 

 

 
소공원을 출발하여 
약 50여분만에 비선대에 도착하여
장비를 재정비하고 
본격적인 마등령 죽음의 돌계단
오름질을 시작합니다

 

 

 
 

마등령을 오르며 일출을 맞는다
 

 

 

 

 

 

 

 

 



마등령으로 오르는
철계단을 올라 바라보는
오늘 넘어야할 공룡능선의 풍광이다
저 설악의 풍광에 빠지고 잊지못해
많은 산꾼들이 이 힘든길을 오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늘이 내린 천상의 선물....
바라만 봐도 가슴이 뛰지 않는가
저 가슴뛰게 하는 설악...
그래서 다시오지 않겠다던 설악에
새벽을 달려 이곳에 서있는게 아닐까...

 



설악의 바람꽃


노루오줌

 



동자꽃입니다



소공원에서
새벽 2시 출발하여
비선대에 2시50분,
죽음의 계단길을 올라
아침 7시15분
드디어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하였습니다

 



모시대꽃

 

 

 




아 설악이여!  /  이호은

 

아 설악이여!
여기 설악에 핀 천상의 꽃은
누구의 눈물이며
어느임의 울음인가

가슴에 눈물없이는
가슴에 울음없이는
설악의 꽃을 탐하려 하지말라
차오르는 벅찬 감정 없이
어떻게 설악을 탐하려 하는가
또, 무엇을 느낄수 있겠는가

마등령을 넘어
공룡의 등에 걸터 앉으니
하늘에 구름이 웃는다
구름은 내게
왜 이리 힘든 설악에 오르냐고 묻지만

눈물없이는
울음없이는
설악을 볼 수 없으며
철마다 벅찬감동으로
설악의 구석구석을 밟아보지 않고는
설악을 말할수 없다고

내 뜨거운 가슴을
오늘 여기 설악에다
벅찬울음으로
벅찬감동으로 토해낸다
그래서,
한송이 꽃을 여기 설악에다
또 심어놓고 가리라
 


- 설악의 공룡능선에서 -

 

 

 

 

 

 

 

 

 

 

 

 

 



바람꽃

 

 

 

 

 

 

 



킹콩바위앞 바람골

 

 


킹콩바위




 

 



킹콩바위에서



1275봉으로 오르는 끝없는 돌계단길

 



1275봉을 오르는길에 까맬레온 바위



1275봉에 올라 바라보는
큰새봉의 모습이다



큰새봉을 배경으로



1275봉 안부의 쉼터

 

 



1275봉의 촛대바위

 

 

 

 

 

 

 

 

 

 

 

 

 

 

 

설악 공룡의 마스코트 / 이호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몸은 죽었으나
너는
결코 죽지 않았다

설악에서 태어나고
설악에서 자라
죽어서도
넌 그 자체로
설악이다

네가 있어야 할 그곳에
네가 없었다면
설악을 찾는
산꾼의 발걸음 발걸음도
밋밋하니
설악이 아니리라

목숨이 다해서도
설악의 제1경
공룡능선의 마스코트
네 몸이 설악이 되어
천년을 가리라



 

 

 

 

 



산오이풀

 

 



바람꽃이 한창이다

 

 

 

 



생명은 끊어졌지만
그 자체로 설악이 된 고사목이다

 

 

 

 



오늘 봉우리 넘고 넘은 공룡...



신선대에서



마등령에 올라 저 공룡을 넘어
이곳 마지막 봉우리 신선대에 서다



신선대에서 바라다보는
대청봉과 중청...
이제부터는 무너미고개를 거쳐서
지루하게 끝이 보이질 않아  
천불이 난다는 천불동계곡을 통해서
하산길로 접어들겠습니다



단풍취



신선대에서
무너미고개로 내려서는
암릉의 철난간길...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드디어 무너미고개다
무너미고개는 공룡능선에서
내려오는 길과 대청에서 중청을 거쳐
희운각대피소에서 공룡과 천불동으로
이어지는 합류지점으로
갈림길이 되겠다



이건 누구 엉덩인가! ㅎ
지수하세요 ㅋ



천불동계곡으로 내려 만나는
첫 계곡의 풍경이다

 

 

 

천당폭포

 

 

 



양폭대피소입니다

 

 

 



귀면암

 

 



새벽에 마등령으로 올랐던 비선대로
한바퀴 돌아서 원점회귀하였습니다.



새벽 깊은밤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 소공원으로 하산합니다



신흥사 동 대불

 



소공원 주차장으로
무사히 하산완료하였습니다




설악이여

글 / 이호은



설악의 깊은 밤
어둠이 등을 더듬고 쓰다듬어



설악을 깨우는 등산화 발소리
그 어둠 속으로
나를 끌어들인다

비선대 차가운 물소리
마등령을 오르는 죽음의 돌계단
여기가 어디쯤일까
지난날을 소환해 본다

돌계단 지나 철계단
천상의 하늘문으로 오르는 의식인가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니
이제야 하늘문이 열린다

아~
불가의 깨달음이 이런 것일까
고행의 과정을 넘어서야
깨달음을 얻는다고
이 설악의 풍광을 맞으려
그 힘든 고행의 길을 나섰나 보다

마등령을 넘어
백두대간 공룡의 등 갈기 되어
설악을 호령하는
저 봉우리 봉우리들
나한봉
큰새봉
1275봉
신선봉을
오롯이 나의 두 발로 넘으며
그 벅찬 감동을
나의 두 눈에
뜨거운 가슴에다 담는다

동해의 푸른 물이여
백두대간 등줄기 설악이여
내 피 끓는
뜨거운 가슴 식지 않는 한
오늘 이 벅찬 감동
영원히 잊지 못하리라



- 2023. 8.1 -
설악 공룡능선에서





이번 공룡을 완주하며
산행중 마신 식수물은 모두
약 4.5리터를 소진하였다.

갖고간 물이 2.7리터
다행이 마등령 철계단밑에
조금씩 돌틈에서 떨어지는 물이 있어
약800미리를 보충하고,

산행중에 물사용을
적절히 조절해가면서 마시고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으로 내려오며
처음 만나는 계곡에서
다시 1.2리터를 취수하였다

천불동 계곡에서 취수한 물로
하산길에 1리터를 마셨으니
오늘 사용한 식수는
모두 약 4.5리터를 사용하였으니
한여름 공룡은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더위와 물과의 한판
사투를 벌인거나 마찬가지겠다....



오늘도 나는
공룡능선을 넘으며
공룡능선 6번 만에 다시는 안오리라
졸업을 선언하였었다.

그러나 하산한지
몇 시간도 안되서
벌써 그 감동의 순간이 그리워지니
이것도 병인가 보다
다시 안오리라는 그 선언이
지켜질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다.


더위에 건강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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