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가 을

이호은 2023. 10. 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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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글 / 이호은



나무야
나무야
너는 가슴에
무슨 한을
그리 많이 담고 있더냐

원통함이 얼마나 크면
또 억울함이 얼마나 크길래
만천하에
그 억울함을 알리려
내 몸 안에 붉은 피
다 뿜어 뒤집어쓰고
하나 둘
스러져가고 있더냐

나무야
나무야
너의 억울함 만큼이나
세상에는 또 얼마나
분에 못 이겨
스스로 스러져가는
소중한 생명이 많이 있을까

가을
가을은
생명을 떨구는 몸짓으로
슬픔에 우는 눈물의 계절이다
가을에는
눈물로 다 용서하고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줘라
용서하자
용서하자



- 2023. 10. 26 -
잠 못 이루는 깊어가는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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