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

설악이여

설악이여 글 / 이호은 설악의 깊은 밤 어둠이 등을 더듬고 쓰다듬어 쿵 쿵 쿵 설악을 깨우는 등산화 발소리 그 어둠 속으로 나를 끌어들인다 비선대 차가운 물소리 마등령을 오르는 죽음의 돌계단 여기가 어디쯤일까 지난날을 소환해 본다 돌계단 지나 철계단 천상의 하늘문으로 오르는 의식인가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니 이제야 하늘문이 열린다 아~ 불가의 깨달음이 이런 것일까 고행의 과정을 넘어서야 깨달음을 얻는다고 이 설악의 풍광을 맞으려 그 힘든 고행의 길을 나섰나 보다 마등령을 넘어 백두대간 공룡의 등 갈기 되어 설악을 호령하는 저 봉우리 봉우리들 나한봉 큰새봉 1275봉 신선봉을 오롯이 나의 두 발로 넘으며 그 벅찬 감동을 나의 두 눈에 뜨거운 가슴에다 담는다 동해의 푸른 물이여 백두대간 등줄기 설악이여..

나의 시 세계 2023.08.04

겨울 계방산에서

겨울 계방산에서 글 / 이호은 굽이굽이 꼬부랑꼬부랑 운두령길 그 꼬부랑 옛길로 올라 용솟음치는 뜨거운 열정을 여기에 내려놓는다 끓어오르는 산에 대한 욕망이 백두대간 설악으로 향하다 멈췄나 오대산 비로봉 노인봉으로 향하다 바람이 불어와 운두령으로 방향을 틀었나 차령산맥 넘는 굽이굽이길 돌고 돌아 여기 운두령 천 고지에 발걸음 내려놓고 욕망과 열정 천상의 세계를 쫓아 계방산 1568미터 그 정상에 섰다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정상에 펼쳐진 천상의 세계를 탐하려 그믐달 차가운 새벽을 달려왔으나 무엇을 찾든 무엇을 보고 얻든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겨울 삭풍에 스스로 머리 숙여 일어날 줄 모르는 잡목도 허리 곧추세우고 당당함을 자랑하는 천년살이 주목도 산아래 세상살이 이치를 몸으로 깨..

나의 시 세계 2023.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