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그 늘

이호은 2013. 12. 1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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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늘

 

글/ 이호은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여명의 새벽아침에

노인이

골목 골목을 뒤지며

폐지를 줍는다


한걸음

또 한걸음

노구를 이끄는

발걸음 조차 힘겹다

 

폐지라야

전봇대 밑에 버려진

한 두장 빈 상자갑

유모차의 주인이 뒤 바뀌어

어린아기 대신

달랑 빈 상자갑 몇장 실려있다

 

하루종일

주운 폐지를 팔아 봐야

기껏 몇천원

그 몇푼이 팔순 노구 삶에

마지막 끈인가


할머니 얼굴이

어느새 내 얼굴로 바뀐다

 

 

 

- 2013. 12. 12

어느새벽 출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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