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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늘
글/ 이호은
어둠이 채 가시기 전
여명의 새벽아침에
노인이
골목 골목을 뒤지며
폐지를 줍는다
한걸음
또 한걸음
노구를 이끄는
발걸음 조차 힘겹다
폐지라야
전봇대 밑에 버려진
한 두장 빈 상자갑
유모차의 주인이 뒤 바뀌어
어린아기 대신
달랑 빈 상자갑 몇장 실려있다
하루종일
주운 폐지를 팔아 봐야
기껏 몇천원
그 몇푼이 팔순 노구 삶에
마지막 끈인가
할머니 얼굴이
어느새 내 얼굴로 바뀐다
- 2013. 12. 12
어느새벽 출근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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