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벌 초

이호은 2015. 8. 3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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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초

 

글 / 이호은

 

 

 

 

여름내 무더위로

조상님 묘소에 무성히 자란 잡초가

예초기 칼날에 무참히도 잘려나간다

 

그 옛날 낫으로 하던

손 정성 들인 벌초도 아니요

온 산이 예초기 소리만 요란하다

 

살아있는 자

다달이 이발을 하면서

목숨 끊어지니

숲속 외진곳에 버리 듯 모셔놓고

 

바쁘다는 핑계로

일년에 단 한번 찾아와

인심쓰듯 머리깍아주고

훌쩍 떠나버리는구나

 

홀로 외롭고 섭섭하지만 

바쁜세상에

죽은사람보다

산 사람이 우선이니 어쩌겠는가

 

늘 조상님께

미안하고 죄스런 마음을

말끔해진 모습 바라보며

이해해주시리라

흐르는 땀방울에 스스로를 자위한다

 

 

 

 

- 2015. 8. 30 -

조상님 묘소에 벌초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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