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백운대 서울야경

이호은 2017. 6. 2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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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에 서울야경

 

글 / 이호은

 

 

 

 

밤은 사경인데

어둠에 묻힌 산성 계곡

가뭄에 마음 상할까

삭막하게 말라버린 계곡 보지 말아라

굳이 이 밤에 날 인도하셨나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흉물스레 차가운 바윗덩이 대신

보리사 부처님 전에도

이 밤에 꽃을 걸어놓고

꽃길 걸으라 하시네

 

깊게 잠든 어둠 속을

뛰는 심장 달궈가며

구도하는 마음

정진하는 마음으로

더 높이

더 높이

천상의 돌계단을 오르니

 

836미터 백운대

이제 더 오를 곳이 없구나

시간은 사경을 넘어 오경이라

꽃을 보여주신다

빛에 스러지는 야화

나에겐 우담발라 천년의 꽃

바로 그 꽃이다

 

 

 

 

- 2017. 6. 24 -

새벽 4시 30분 백운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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