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연리목

이호은 2019. 4. 18.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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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목

 

글 / 이호은

 

 

 

저 연리목 한번 보라

서로 다른 뿌리가 하나 되어

각기 기둥을 세우고도

오백 년을

알콩달콩 잘도 살지 않는가

 

우리는

할아버지에 아버지

뿌리가 같으면서도

시기하고 질투하고

물욕에 차 하나라고 더 차지하려

서로 싸움질이라

 

인간이면 부끄럽지 않은가

 

백 년도 못살면서

만물의 영장이라

움켜쥐려 하고 욕심부리고

뿌리가 달라도

한오백 년 한 몸 되어 살아가는

저 연리목 바라보며

부끄럽지 않은가

 


 

- 2019. 4. 14 -

해남 대흥사 연리목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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