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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목
글 / 이호은
저 연리목 한번 보라
서로 다른 뿌리가 하나 되어
각기 기둥을 세우고도
오백 년을
알콩달콩 잘도 살지 않는가
우리는
할아버지에 아버지
뿌리가 같으면서도
시기하고 질투하고
물욕에 차 하나라고 더 차지하려
서로 싸움질이라
인간이면 부끄럽지 않은가
백 년도 못살면서
만물의 영장이라
움켜쥐려 하고 욕심부리고
뿌리가 달라도
한오백 년 한 몸 되어 살아가는
저 연리목 바라보며
부끄럽지 않은가
- 2019. 4. 14 -
해남 대흥사 연리목을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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