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D데이 18일을 남겨두고

이호은 2020. 10. 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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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데이 18일을 남겨두고 / 이호은



코로나 19가
우리 곁에 똬리를 틀고
어느덧 계절이 몇 번 바뀌면서
누가 빈틈을 보이고 있는지
고개 쳐들어 독니 빨을 드러내 놓고
호시탐탐 혀를 낼름낼름하는데

일촌광음이라
눈 깜짝할 사이 흐르던 시간들도
막상 아들 혼사 날 잡아 놓고는
하루하루가 일주일 같고
한 달이 일 년 같으니
피 말리는 날들을 보낸다

추석을 맞으며
D데이가 앞으로 18일
객지에 나가 병원 근무하는 아들
명절에는 온다더니
D데이가 18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근무 중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단다

새색시
시집가는 날 등창 난다 했던가
D데이 18일 남겨두고
새신랑이 자가격리라니
단계별 사회적 거리 두기에
예식장 하객 초청 접대 여부에
하루하루가 살 얼름판으로
부모 마음 피를 말린다

이 어려운 난국에도
잘 치렀던 못 치렀던
큰 일을 먼저 무사하게 치르신
선배님들이 부럽다
다행히 음성판정에 D데이를 며칠 앞두고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고 하니
식구들마저 수도승 같은 날들을 보내며
무사하게 D데이 아침을 맞아
붉은 태양이 힘차게 떠오르기 만을 기도한다



- 2020. 10. 1 -
아들 결혼식 D데이 17일 앞둔 추석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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