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세계

이팝나무꽃

이호은 2016. 5. 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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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꽃

 

글 / 이호은

 

 

 

나무야

꽃이야

 

밥 짓던 며느리

입에 넣은 밥알 몇알에

부지갱이로

죽도록 얻어 맞고

 

시름시름 알타 죽은

며느리 산소옆에 이름모를 나무는

이밥같은 꽃이 피어

이팝나무라 불렀다는

슬픈 전설의 나무가 되었네

 

보릿고개로 배주린때

너는 유혹했지

길이면 길

숲이면 숲

부서지는 아침햇살에는

유난히 기름진

이밥이 되어 유혹했지

이제는 자급자족을 넘어

남아도는 쌀이 골치거리가 되었으니

이밥도

고깃국도 더이상 부럽지 않소

 

이밥나무

아니 이팝나무여

유혹의 잔치는 끝났으니

며느리의 한이나 풀어 주오

 

 

 

- 2016. 5.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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