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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에 서울야경
글 / 이호은
밤은 사경인데
어둠에 묻힌 산성 계곡
가뭄에 마음 상할까
삭막하게 말라버린 계곡 보지 말아라
굳이 이 밤에 날 인도하셨나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흉물스레 차가운 바윗덩이 대신
보리사 부처님 전에도
이 밤에 꽃을 걸어놓고
꽃길 걸으라 하시네
깊게 잠든 어둠 속을
뛰는 심장 달궈가며
구도하는 마음
정진하는 마음으로
더 높이
더 높이
천상의 돌계단을 오르니
836미터 백운대
이제 더 오를 곳이 없구나
시간은 사경을 넘어 오경이라
꽃을 보여주신다
빛에 스러지는 야화
나에겐 우담발라 천년의 꽃
바로 그 꽃이다
- 2017. 6. 24 -
새벽 4시 30분 백운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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