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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밤
글 / 이호은
내 목숨보다
귀한 자식사랑
뱃속에 품고서도 못미더워
다시 가시철갑으로 배를 감쌌네
지난 여름
사상초유의 무더위에도
갑옷조차 벗지 못하였으니
어미사랑
그 얼마나 위대한가
가을바람 살랑살랑
이제는 옷을 벗을수 있으려나
배 여몄던 가시철갑
찔끔찔끔 풀어 헤치며
바깥동정 살피는데
낳을까 말까
산고의 고통보다
풀 숲에 낳은 알토란같은 내새끼
다람쥐가 물어갈까
쉬이 몸 풀지 못한다
죽고 사는것이 운명인 것을
산고의 고통속에
배를 감쌌던 가시옷 풀어헤치고
토실토실한 알밤
툭
툭
토해낸다
- 2016. 9.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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