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미친 사람들 글 / 이호은 작렬하는 태양 만물을 태워버릴 듯 한 태양빛에 설악 공룡을 오르는 스스로를 미친년 놈이라 자칭하는 산꾼들 몇 있더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병이 아니고서야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 없는데 산을 오르다니 그것도 설악의 공룡을 미치지 않고서야 병이 아니고서야 다시는 오지 않겠다 해놓고 선 때가 되니 또다시 병이 도져 이렇게 달려오지 않는가 마등령 오름길 어둠 속 숲에서 나 홀로 비박하다 나를 놀래 킨 어느 여인네, 중년의 산꾼이며, 팔순이 가깝다는 이름 모를 어르신이며 모두 스스로를 미쳤다 한다 이 팔월의 한여름 폭염에 산에 미치고, 여기 설악에 미친 또 한 사람이 있다 그게 바로 나다 - 2023. 8.1 - 설악 공룡능선에서